미국 제9연방항소법원이 아마존(Amazon)이 AI 기반 브라우저 코멧(Comet)의 아마존 스토어 접근을 막기 위해 제기한 예비적 금지명령을 취소하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아마존은 코멧이 자사 컴퓨터에 무단 접근하여 쇼핑 경험 저하와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지만, 항소법원은 현재 소송 기록만으로는 접근 주체가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아닌 코멧을 사용하는 이용자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AI 에이전트의 법적 책임 소재와 컴퓨터 무단 접근을 규제하는 법률의 해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결입니다.
분쟁의 핵심은 퍼플렉시티가 개발한 AI 브라우저 코멧의 작동 방식에 있습니다. 코멧은 구글 크롬(Google Chrome)과 유사하게 이용자 컴퓨터에서 실행되며,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어시스턴트(Assistant)가 이용자 지시에 따라 상품 검색 및 쇼핑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 어시스턴트는 브라우저 화면 스크린샷을 퍼플렉시티 서버로 보내고, 서버에서 아마존 탐색 지시를 받아 실행하는 구조입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 서버가 어시스턴트의 다음 행동을 결정하므로 자율적인 탐색 행위는 퍼플렉시티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퍼플렉시티는 이용자 컴퓨터에서 아마존에 접속하며, 자사 서버는 화면을 전달받아 다음 행동을 지시할 뿐이므로 사파리(Safari)가 이용자 대신 주소와 결제 정보를 자동 입력하는 것과 같이 이용자의 행위로 봐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항소법원은 컴퓨터 사기 및 남용 방지법(CFAA)의 목적이 해킹 방지에 있음을 강조하며, 법의 적용 범위를 광범위한 정보 부정이용 규제법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판례를 따랐습니다. 또한, 아마존이 주장하는 쇼핑 경험 저하나 사이버 보안 위험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AI 에이전트 기술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AI 에이전트 자체를 법적 주체가 아닌 '도구'로 보고,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행위로 접근 주체를 판단한 것은 향후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 및 규제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특히, 소비자의 도구 이용과 초기 기술 개발을 불필요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공익적 판단은 AI 기술 혁신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본안 전체에 대한 최종 면책 판결이 아니며, 아마존은 여전히 이용 약관을 통해 이용자의 접근을 규제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방식과 그에 따른 법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