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는 불가피하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존재 자체가 모든 사람의 도입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었습니다. 기술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경쟁에서 압도당할 것이라는 결론은 성급하다는 분석입니다.
어떤 기술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려면 네 가지 사회적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대체 기술과 동등하거나 우수한 품질을 제공해야 합니다. 둘째, 해당 작업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많은 수행량이 필요하며, 현재 노동력이 희소해야 합니다. 셋째, 적정 품질의 생산량이나 결과물의 질에서 대체 수단을 압도적으로 능가해야 하며, 완만한 개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넷째, 비사용자가 행동을 바꿔 기술의 효과를 상쇄할 수 없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에서 화약 무기(총기, 대포)는 이 조건을 충족하여 군사 기술의 불가피한 도입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나침반은 유용했지만 없어도 항해가 가능했기에 불가피한 기술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LLM은 이 네 가지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업 품질 면에서는 평범한 지식 노동을 대체할 수 있지만, 최고 수준의 작업은 여전히 인간의 전문성에 의존하며 검증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도 LLM이 대체하는 부분은 주로 가치가 낮은 작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중요한 작업일수록 효용이 줄어듭니다. 또한, LLM이 생산량에서 앞설 수 있어도, 최고 수준의 작업에서 인간을 압도할 만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사용자의 대응 가능성 역시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LLM 생성물에 대한 사회적 반감은 확산을 제약할 수 있습니다.
화학무기 사례를 보면, 강력한 기술이라도 사용 맥락에 따라 효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대 기동전에서는 화학무기가 오히려 아군의 이동을 방해하고 방호 비용이 낮아 선진 군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LLM 역시 이와 비슷하게 기능과 품질보다 결과물의 양을 우선하는 일부 영역에서는 유용할 수 있지만, 수준 높은 업무에서는 효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숙련된 사용자들은 LLM이 도움이 되지 않거나 발전을 방해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LLM의 확산은 성능뿐 아니라 규제, 경제적 조건, 그리고 사회적 반감과 피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LLM이 존재한다는 것과 지금 모두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술의 힘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믿음이 약해지면, LLM보다 뛰어난 인간 사용자가 더 큰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