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넘는 비상장 기업, 즉 유니콘(Unicorn)이 약 90개나 새로 탄생했습니다. 이는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와 피치북(PitchBook)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한 수치로, 2025년부터 시작된 유니콘 증가세가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졌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특히 지난 3월 한 달에만 37개사가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021년 유동성 붐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미 봄부터 이러한 변화의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유니콘이 된 기업들의 특징은 인공지능(AI)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2024년 이후 신규 유니콘 중 AI 중심 기업은 전체의 절반가량인 약 207개에 달하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시드(Seed) 또는 초기 단계에서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일례로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공동 설립한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출범 반년 만에 4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올해 설립된 코어 오토메이션(Core Automation)은 시드 라운드 한 번으로 유니콘이 되는 등 유니콘 등극까지의 속도가 전례 없이 빨라졌습니다. 한국 자본인 삼성벤처투자, LG테크놀로지벤처스, 미래에셋 등도 글로벌 AI 유니콘 라운드에 활발히 참여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AI 기술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산업 전반의 가치 창출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거 '희귀종'에 비유되던 유니콘의 의미가 퇴색할 정도로 대량 생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질문은 '유니콘이 되느냐'에서 '유니콘 밸류에이션(Valuation)을 지켜낼 수 있느냐'로 바뀌고 있습니다. 초기 단계 유니콘의 높은 기업가치가 실제 상업적 성과를 반영하는지, 아니면 승자독식 시장에서의 포지셔닝 경쟁이 만든 숫자인지는 앞으로 검증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AI가 촉발한 이번 유니콘 붐은 2021년의 유동성 붐과는 달리 단일 기술 서사에 기반하고 있어, 향후 시장의 검증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