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스타트업 푸로(Furo)의 공동 창업자 3인이 실리콘밸리에서의 경험을 뒤로하고 고국 독일로 돌아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벤처캐피탈(VC)들이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 미국으로의 이전을 요구하던 과거 관행을 깨고, 독일 현지에서 주로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400만 달러(약 5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실리콘밸리에 한 발, 그리고 고국에 한 발을 두는 전략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사례입니다.
푸로는 산업용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설립 1년 만에 독일 철도 회사 도이치반(Deutsche Bahn)과 같은 대기업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공동 창업자 레나 소피아 포스(Lena Sophia Voß)는 “현재 유럽에서 미국에 머물렀을 때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스탠퍼드(Stanford)와 UC 버클리(UC Berkeley)에서 공부하며 실리콘밸리와 인연을 맺었지만, 산업 기업의 전기료 절감이라는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위기가 심각한 유럽, 특히 독일 시장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독일 뮌헨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성장에 매우 유리했다고 푸로 측은 설명합니다.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초기 고객을 확보하고, 운영 전문성과 멘토링을 받으며, 기술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인재 채용에도 도움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푸로의 사례는 스타트업이 반드시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통념에 도전합니다. 특히 엔지니어 인건비 측면에서 독일은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여, 같은 투자금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독일은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덜하고, CDTM(Center for Digital Technology and Management)과 같은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용이합니다. 푸로는 미국에 델라웨어 C 법인(Delaware C Corp.)을 유지하고 연간 3~4회 미국을 방문하며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등, 실리콘밸리와 유럽의 장점을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성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적 강점과 글로벌 자본을 결합하는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하며,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