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가 생성하는 코드의 품질 논란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로 개발팀 내에 시스템 아키텍처와 특정 설계 결정의 이유를 이해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AI에만 의존하여 개발을 진행하면서, 전체 시스템에 대한 계획이나 맥락 없이 작업이 이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출시 일정 압박이 심한 조직에서 두드러집니다. AI가 명세부터 코드, 테스트, 보고서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내지만, 정작 개발자들은 생성된 결과물을 읽고 코드의 실제 동작을 파악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합니다. 한 개발자의 경험에 따르면, 대기업에서 입사 보름 만에 모든 개발 과정을 AI에 의존하는 상황을 겪었으며, 하루 12~13시간을 일하면서도 사실상 엔터 키만 누르는 기분이 들고 아무도 결과물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버그를 직접 해결하거나 사고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이 사라지고, 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 오직 '출시'만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코드 작성의 변화를 넘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본질적인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가 구현의 마찰을 줄여주는 강력한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과 프로그래밍 기본기(fundamentals)는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AI가 파이프라인, 애플리케이션(app),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대시보드를 쉽게 만들수록 유지보수해야 할 대상은 늘어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면 관리는 매우 어려워집니다. 결국 AI를 지휘하고 조율하며, 의도와 안목, 설계와 아키텍처 역량을 갖춘 사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이 필요한 이유는 AI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전체 시스템을 조율하며, 최종적인 책임과 의사결정을 내릴 주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