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에서 40억 달러 규모의 바이오테크 투자를 이끌었던 비제이 판데(Vijay Pande)가 지난해 회사를 떠나 소규모 AI 기반 벤처 VZVC를 설립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바이오 분야가 우연한 발견에 의존하던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AI)을 통해 질병 치료법과 신약 개발을 '설계'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했다고 강조합니다.
판데는 과거 스탠퍼드 화학 교수이자 분산 컴퓨팅 프로젝트 '폴딩@홈(Folding@home)'을 통해 질병 연구에 기여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이끄는 VZVC는 기존의 수십 건 투자 대신 소수의 집중적인 투자를 지향하며, 일상 업무에도 AI를 적극 활용합니다. 그는 AI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표적 선정부터 약물 제조, 그리고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임상시험 단계까지 광범위하게 개입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동물 모델이 인간에게 예측력이 낮아 임상시험 실패율이 80%에 달하는 문제를 AI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유전체(genome) 정보 외에 단백질체(proteomics) 등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AI로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인 데이터 사일로(silo) 현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텍스트 데이터와 달리 생물학 데이터는 인터넷에서 쉽게 수집할 수 없어 각 기업이 자체적인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역에 갇혀 협력하지 못하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판데는 AI가 이러한 파편화된 전문 지식을 통합하고,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연결하여 종합적인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정밀 의학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는 단순히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하여 의료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