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제작 플랫폼 힉스필드(Higgsfield)가 단 14일 만에 95분짜리 액션 어드벤처 영화 '헬 그라인드(Hell Grind)'를 제작해 칸 필름마켓에서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5명의 카자흐스탄 제작팀이 배우나 세트 없이 생성형 AI만으로 만든 이 영화는 총 50만 달러 미만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그중 약 40만 달러, 즉 전체의 80%가 AI 컴퓨팅 비용으로 지출되어 AI 시대의 새로운 제작비 배분 구조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헬 그라인드'는 첫 25분을 위해 1만 6천여 회의 생성 과정을 거쳐 253개 샷을 선별하는 등, AI가 단순히 버튼 한 번으로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라 반복 생성, 선별, 일관성 관리 및 편집 노동으로 기존의 촬영 현장 노동이 전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국내에서도 강윤성 감독의 '중간계', CJ ENM의 '아파트', 김일동 감독의 '아이엠 포포' 등 AI를 활용한 장편 영화들이 이미 공개되었고, 특히 '아이엠 포포'는 '국내 최초 100% 생성형 AI 장편'을 표방하며 두 달 만에 제작되었습니다. 이들 작품은 기존 제작 방식 대비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했지만, 극장 흥행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반면, 넷플릭스에 공개된 '중간계'는 국내 영화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AI 영화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습니다.
힉스필드가 '헬 그라인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AI 기술의 반복 사용이 극장 시장이 아닌 광고·마케팅 시장에서 먼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힉스필드는 연간 매출 런레이트 5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플랫폼 활동의 70%가 상업 광고 제작에서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 마케터들이 AI 생성 영상을 캠페인 성과를 위한 중간재로 활용하며 비용 회수 경로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헬 그라인드'는 30초 광고로는 보여줄 수 없는 캐릭터 일관성, 장시간 서사, 액션 연속성 등 AI 영상 제작 플랫폼의 종합적인 역량을 증명하는 '제품 성능표'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는 극장 배급 대신 힉스필드 자사 사이트에 공개되어 고객 획득과 AI 영화 제작 교육 과정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주며, 이제는 영상 생성 도구를 팔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