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Huawei)가 '천재소년'이라 불리며 고액 연봉으로 영입했던 핵심 인재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 로봇 및 체화지능(embodied AI)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화웨이에서 쌓은 기술력과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 초기부터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하며 중국 벤처 투자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페이팔 마피아'처럼, 이들은 '화웨이 마피아'로 불리며 중국 로봇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화웨이 '천재소년' 프로그램은 2019년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던 시기,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가 세계적인 천재들을 영입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최고 연봉 3억 원 이상을 제시하며 박사 학위 소지자들을 유치했고, 이들은 어센드(Ascend) 컴퓨팅, 자동차 사업부(차BU), 노아방주 연구소 등 핵심 부서에서 자율주행, AI 모델 연구,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로봇 박사 저우순보(周顺波)는 화웨이클라우드 물리지능혁신랩 책임자로 체화지능 팀을 이끌며 클라우드 로봇 플랫폼 '클라우드로보(CloudRobo)'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그가 창업한 올라디멘션스(Ola Dimensions)는 설립 두 달 만에 두 번, 석 달 만에 세 번의 투자를 유치하며 수억 위안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 외에도 즈위안로봇(智元机器人), 타스즈항(它石智航), 모치즈넝(墨奇智能) 등 화웨이 출신 인재들이 설립하거나 합류한 로봇 스타트업들이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화웨이의 기술적 자산과 기업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첫째, 화웨이 차BU의 자율주행 시스템 설계 경험은 로봇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적 호환성을 제공합니다. 둘째, 통신장비부터 스마트폰, 자동차에 이르는 하드웨어 개발 경험은 기계-전자 통합 및 양산,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터넷 기업 출신들이 갖기 어려운 강점입니다. 셋째, 런정페이 창업자가 인재의 외부 활동을 장려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점도 창업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처럼 화웨이 출신 인재들은 학계에서 검증된 연구 역량과 대기업에서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로봇 산업이 기술 인재와 자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