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이를 숨기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팀의 성과와 심리적 안전감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로, 성공 신화 뒤에 가려진 창업 생태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줍니다.
마이클 프리먼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임상교수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창업자 242명 중 49%가 생애 한 번 이상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으며, 우울증(30%)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29%)가 가장 흔했습니다. 이는 일반인 비교 집단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또한, 스타트업 스냅샷(Startup Snapshot)의 2023년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초기 창업자의 72%가 창업 과정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고스트레스(44%), 불안(37%), 번아웃(36%)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81%는 스트레스나 두려움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며, 77%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약점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창업자의 정신 건강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 스냅샷의 후속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높은 창업자가 이끄는 팀은 업무 웰빙 지표가 16% 낮고 번아웃은 14% 높았으며, 심리적 안전감도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원들이 꼽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업무량이나 급여보다 회사 상황에 대한 정보 부족과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이는 창업자의 정신 건강이 팀의 사기와 생산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스타트업의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국내에서도 디캠프와 분당서울대병원의 2022년 조사에서 국내 창업자의 32.5%가 중간 수준 이상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이 문제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유사하게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창업의 불확실성과 과중한 업무 부담 속에서 창업자들이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지지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