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Fox)가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를 220억 달러(약 30조 원)에 인수하려는 계획이 미국 법무부(DOJ)의 심층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법무부는 폭스와 로쿠에 추가 데이터와 문서를 요구하는 '2차 요청(second request)'을 보냈는데, 이는 초기 제출 자료만으로는 거래의 모든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대규모 인수합병(M&A) 심사에서 표준적인 절차이긴 하지만, 규제 당국이 이번 거래가 경쟁 환경과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미디어 기업 간의 인수를 넘어선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폭스는 뉴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투비(Tubi)를 보유한 거대 미디어 기업입니다. 반면 로쿠는 수백만 대의 TV와 스트리밍 기기에 내장된 운영체제(OS)를 통해 시청자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주요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법무부는 폭스가 로쿠를 인수할 경우, 폭스 소유의 서비스에 더 유리한 노출을 제공하거나, 로쿠의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사업을 강화하고,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불리하게 만들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폭스의 CEO 라클란 머독(Lachlan Murdoch)은 두 사업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경쟁사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지만, 규제 당국의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번 법무부의 조사는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비판 속에서 주요 인수합병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파라마운트(Paramount)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의 합병 승인 과정에서 정치적 유착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머독 가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무부가 폭스-로쿠 거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심사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 거래는 2027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