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Uber)의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이 최근 팟캐스트에서 벤처캐피탈(VC)에 대한 솔직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VC의 90%는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실제로 '도움이 되는' VC는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그가 우버에서 축출된 경험과 여러 스타트업을 창업하며 겪은 복잡한 VC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칼라닉은 우버 재직 시절 약 150억 달러(약 20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VC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지만, 2017년 핵심 투자자 벤치마크(Benchmark)의 빌 걸리(Bill Gurley)와의 이사회 갈등 끝에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현재는 로봇 회사 아톰스(Atoms)로 돌아와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주도로 17억 달러(약 2조 3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창업자들에게 벤치마크로부터 투자를 받지 말라고 조언할 정도로 당시의 이사회 갈등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창업자를 회사의 '체스 마스터'에 비유하며, VC는 가끔 들러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체스 애호가'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VC가 깊이 관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칼라닉은 VC 투자를 피하라고 조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창업자들이 여러 VC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다듬어진 사업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는 너무 상세한 미래 예측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계획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우버 축출 경험을 '피해자 의식(victim mentality)'으로 치부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성찰했습니다. 과거 레드 스우시(Red Swoosh) 창업 시절의 고된 경험 때문에 우버를 700억 달러(약 95조 원) 규모의 회사임에도 마치 당장 다음 주에 굶어 죽을 것처럼 운영했던 '선을 넘나드는(run too close to the line)' 경영 방식이 문제였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번 칼라닉의 발언은 마크 핀커스(Mark Pincus) 등 다른 연쇄 창업자들의 VC 비판으로 이어지며 업계 전반의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특히 칼라닉의 아톰스에 투자한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벤치마크와의 오랜 경쟁 관계를 배경으로 이 논쟁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며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는 VC와 창업자 간의 관계가 단순히 자본 제공을 넘어 복잡한 역학 관계와 이해 상충을 내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