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앤트로픽(Anthropic)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자, 오픈AI(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xAI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CEO 등 주요 AI 기업 수장들이 잇달아 동조했습니다. 아모데이 CEO는 약 3,8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통해 최전선 AI 모델의 능력 향상 속도를 늦춰 안전 및 정렬(alignment) 작업이 따라올 시간을 벌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외부 평가자의 AI 기업 내부 시스템 상시 접근, 민주주의 국가 간 공통 안전 기준 조율,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적 조정을 3단계 제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AI 속도 조절론'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지만, 한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14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급망 관련 종목들이 급락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론(Micron)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이는 AI 개발 경쟁 완화 시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투자 증가세 둔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와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시장은 AI 개발 속도 조절이 이들 기업의 막대한 컴퓨팅 자원 투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속도 조절론은 AI 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고로 읽히는 동시에, AI 개발 경쟁에 드는 막대한 비용 문제로도 해석됩니다. 특히,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 백악관 AI·암호화폐 총괄은 속도 조절의 동기가 순수하게 이타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AI 기업들이 제품 책임(product liability)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는 기업별 자율적인 대응을 강조했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안전은 중요하지만 혁신 속도와 안전은 양립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속도 조절론에 거리를 두었습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외교부는 자국 AI 경쟁력 유지 및 위협 조장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속도 조절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