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시리(Siri)보다 핵심 소프트웨어의 '기본기'를 강조하며 사용자 신뢰 회복에 나섰습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기조연설 초반에 새로운 AI 기능 대신, 지난 몇 년간 사용자 불만이 많았던 디자인, 성능, 기존 기능 개선 사항들을 먼저 발표했습니다. 이는 애플이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디테일에 집중하는' 본연의 가치를 되찾으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발표에서 애플은 논란이 많았던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 디자인 언어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수용해,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맥(Mac) 운영체제(macOS)의 툴바를 개선하고 앱 아이콘의 선명도를 높이는 등 시각적 사용성을 향상했습니다. 성능 면에서도 아이폰(iPhone) 및 아이패드(iPad) 앱 실행 속도를 30% 빠르게 하고, 에어드롭(AirDrop) 파일 전송 속도를 80% 향상하는 등 체감 성능 개선에 주력했습니다. 특히 아이폰 11(2019년 출시)까지 성능 개선을 확대 적용한 것은 사용자들이 기기를 더 오래 사용하는 경향을 반영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와이파이(Wi-Fi)와 셀룰러(Cellular) 간 전환을 부드럽게 하고, 메시지 전송 지연 알림을 추가했으며, 검색 기능을 전면 재구축하여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헬스(Health) 앱에는 폐경 및 폐경 전 증상 추적 기능을 추가하여 여성 사용자층의 오랜 요구를 반영했습니다. 아이클라우드(iCloud) 공유 앨범에 안드로이드(Android) 및 윈도우(Windows) 사용자 참여를 허용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처럼 AI 발표에 앞서 수많은 '작지만 중요한' 개선 사항들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애플은 AI가 전체 소프트웨어 경험을 향상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임을 강조하고, 사용자들에게 AI를 신뢰하기 전에 탄탄한 기본기가 중요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내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