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성공적으로 성장할수록 과거에는 간단했던 일조차 느려지는 현상이 흔히 발생합니다. 이는 구성원의 무능력이나 방해 때문이 아니라, 조정(coordination)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와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조정의 역풍(Coordination Headwind)'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여러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제때 수행해야 하는데, 개인별 참여 가능성이 조금만 낮아져도 전체 성공 가능성은 인원수에 따라 비선형적으로 하락합니다.
팀이 커지면 사람 사이의 관계는 약 O(n²)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조직도상 거리가 먼 관계일수록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조정 비용이 실제 작업보다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명으로 구성된 팀은 45개의 일대일 관계를 가지며, 각 개인이 90% 확률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성공 가능성은 약 35%에 불과합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가치와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은 실행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며, 사람마다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맥락이 달라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비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영웅적인 야근과 회의, 추적 문서가 늘어나고 혼란이 가중되어 조직은 '강하게 결합됐지만 방향은 맞지 않는' 상태로 변질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결정을 중앙에서 통제하기보다, 공통 전략에 맞춰 작고 독립적인 팀이 짧은 단계로 가치를 쌓는 '느슨하게 결합됐지만 강하게 정렬된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마치 점균류(Slime Molds)처럼 개별 구성원의 자율적인 판단이 모여 전체적인 행동 패턴을 만드는 상향식 구조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큰 목표(달)를 설정하되, 이를 한 번에 달성하려 하기보다 지금 당장 가치를 만들면서 목표에 가까워지는 작은 단계(지붕 오르기)를 반복하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각 단계에서 새로운 정보와 추진력을 얻으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국, 조직은 구성원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건축가'가 아니라, 환경을 이해하고 조건을 조성하여 성장을 유도하는 '정원사'처럼 사고해야 합니다. 조정 비용을 프로젝트의 실제 비용에 포함하여 평가하면,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대규모 프로젝트가 비효율적인 투자로 드러나고, 작고 평범해 보였던 프로젝트가 더 좋은 기회로 밝혀질 수 있습니다. 이는 조직 전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도 같은 방향으로 수렴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며, 궁극적으로 더 민첩하고 회복력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