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개 대륙 12개 전력망에서 정확히 1분 주기로 반복되는 주파수 변동이 확인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같은 디지털 장치들이 내부 시계에 맞춰 주기적인 자체 진단 루틴을 동시에 실행하면서 순간적인 전력 수요 피크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전력망 전체의 주파수 교란으로 이어진다는 가설이 유력하게 제기되었습니다. 한국 전력망에서도 유사한 1분 주기 패턴이 관측되어,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시사합니다.
연구팀은 독일의 한 캠퍼스에서 UPS 배터리 자체 진단이 매분 전류 피크를 만들고, 이 전력 변동이 고전압 전력망까지 전파되는 과정을 직접 추적했습니다. 특히, 외부 시계(NTP)와 동기화되는 UPS의 경우, 자체 진단 시점이 UTC 자정에 재설정되는 등 외부 시계에 맞춰 동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여러 장치가 같은 시점에 전력 수요를 바꾸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현재 이 변동이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영국과 스칸디나비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진폭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데이터센터 증가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망 관성(inertia) 감소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력망 안정성 분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기존에는 발전기나 부하의 물리적 특성 위주로 전력망을 분석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의 설계, 실행 시점, 장치 간 동기화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장치, 스마트 가전, 전기차 충전기 등 디지털 제어 장치가 전력망에 대량 연결되면서,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동작도 전력망 교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전력망 운영자와 제조사, 규제기관의 협력을 통해 무작위 실행 일정이나 적응형 시간 오프셋 등 소프트웨어적 개선이 필요하며, 이미 일부 전력망에서는 주파수 제어 규정을 강화하여 진폭을 줄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