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 스마트폰의 C2PA(콘텐츠 출처 및 진위 확인을 위한 연합) 서명 기능에 중대한 보안 결함이 드러났습니다. 연구진은 기기 초기화 없이 루트 권한을 확보한 뒤,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에 실제 픽셀 카메라가 촬영한 것처럼 유효한 C2PA 서명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도비(Adobe)의 진위 확인 도구들도 이 이미지를 픽셀 카메라로 촬영된 '진짜' 미디어로 인식해, 디지털 콘텐츠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공격은 암호 서명 자체를 위조한 것이 아니라, 픽셀 기기 내의 정식 서명 기능을 악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합니다. 공격자는 StrongBox에 안전하게 저장된 서명 키를 직접 추출하지 않고, 보호된 키를 사용하는 서명 프로그램에 임의의 데이터를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구글은 이 문제를 '해결 불가능(Won't Fix, Infeasible)'하고 '보안 공지 대상 아님(NSBC)'으로 분류했지만, 연구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했습니다. 특히, 픽셀 10 제품군이 C2PA 적합성 프로그램의 최고 보안 등급인 Assurance Level 2를 획득했다고 발표했음에도 이러한 취약점이 발견되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출처 위조는 정치인의 생존 증명, 전쟁 기록, 보험 청구 등 이미지의 진위가 직접적인 결과를 낳는 중요한 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유효한 구글 서명이 붙은 가짜 이미지는 대중을 속이거나 특정 목적을 위해 조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진짜 서명된 사진조차 '또 다른 C2PA 위조물'로 치부될 수 있어, 서명만으로는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구글이 개별 위조 사진의 인증서를 폐기하더라도, 사진별 일회용 인증서 구조와 중간 인증서 공유 방식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며, 대량 위조에 대한 대응도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됩니다. 결국,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에 아무리 강력한 암호를 적용해도 데이터 자체가 신뢰할 만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사례가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