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60년대 초부터 40년 넘게 극비리에 운영해온 소형 전자 정보(ELINT) 수집 위성 프로그램의 베일이 최근 벗겨졌습니다. '히치하이커'로 불리던 이 위성들은 URSALA, RAQUEL, FARRAH 등 영화배우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며, 대형 정찰 위성에 '탑승'하여 발사된 후 궤도에서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 정보기관의 핵심적인 우주 기반 정보 수집 역량을 담당해왔습니다.
초기에는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년 이내에 개발 가능한 저비용의 맞춤형 위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위성들은 대형 여행 가방 크기로, 안테나를 여러 개 달고 지구를 빠르게 회전하며 레이더 및 기타 전자 신호를 수집했습니다. 1970년대부터는 국가정찰국(NRO)이 프로그램을 표준화하여 전 세계 미군 전술 부대를 지원하는 작전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대형 HEXAGON 사진 정찰 위성에서 Program 989라는 이름의 소형 위성들이 배치되었으며, 이들은 Mission 7300으로 불리며 레이더 신호 수집 및 지리 위치 파악에 특화되었습니다. 위성 수명은 대개 1~4년이었으나, 기술 발전으로 점차 길어졌습니다.
이러한 소형 위성들의 존재와 임무가 기밀 해제된 것은 우주 기반 정보 수집의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시사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국가 지도부를 위한 전략적 정보 수집에 집중했지만, 이 위성들은 육군, 해군, 공군 등 전술 부대에 직접적인 전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마법 전쟁(wizard war)'을 전장의 최전선으로 가져왔습니다. 이는 우주 자산이 단순히 고위층의 의사결정을 돕는 것을 넘어, 실제 전장에서의 작전 수행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저비용으로 빠르게 개발되는 소형 위성 개념은 오늘날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소형 위성군(constellation) 개발 흐름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