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OnePlus)가 12년간의 미국 시장 도전 끝에 결국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한때 '플래그십 킬러(Flagship Killer)'로 불리며 기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원플러스는 최근 원플러스 15(OnePlus 15)와 폴더블폰 원플러스 오픈(OnePlus Open) 등 호평받는 제품을 출시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미국 통신사(캐리어) 중심의 유통 구조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원플러스는 2014년 첫 스마트폰 '원플러스 원(OnePlus One)'을 출시하며 '절대 안주하지 않는다(Never Settle)'는 슬로건 아래 고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팬덤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2년 약정 시대가 끝나가던 시점에 통신사 약정 없이 기기를 직접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을 어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통신사 약정 및 보조금 모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T-모바일(T-Mobile)과 버라이즌(Verizon) 등 주요 통신사들이 2022년 이후 원플러스 플래그십 모델 취급을 중단하고 저가형 노드(Nord) 시리즈만 판매하는 등 유통 채널이 축소되면서, 원플러스는 시장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원플러스의 미국 시장 철수는 통신사 중심의 유통 구조가 얼마나 강력한 진입 장벽인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고가의 스마트폰을 일시불로 구매하기보다 통신사 약정을 통해 월 2~4달러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기기를 할부 구매하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을 판매해야 더 높은 약정 요금과 장기 고객 유치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원플러스와 같은 '가성비' 중심의 브랜드는 통신사의 사업 모델과 근본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원플러스의 '플래그십 킬러' 전략은 통신사 주도의 시장에서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온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