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많은 직업이 위협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글쓰기'가 가장 안전한 직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프로그래밍 코드 생성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며 개발자들의 생산성을 높였지만, 깊이 있고 설득력 있는 글쓰기에서는 여전히 상투적인 표현과 영혼 없는 문장을 반복하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글쓰기가 '난해한 문제(wicked problem)'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코딩이나 수학처럼 명확한 명세, 종료 조건, 객관적인 정답이 없어 자동화된 검증이나 개선이 어렵습니다. 좋은 글은 독자가 무엇을 알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끊임없이 추적하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을 요구하는데, 인간의 경험이 없는 AI는 독자에게 공감하고 글의 결과에 대한 이해관계를 가질 수 없습니다. AI 연구소들이 마케팅, 카피라이팅 등 글쓰기 능력을 개선하려 했지만, 표현력, 깊이, 진정성 측면에서 뚜렷한 정체기에 부딪혔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이미지, 음성, 영상 모델이 매개변수와 연산량을 늘리며 빠르게 발전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AI 생성물이 웹을 포화시킬수록, 실제 경험과 노력이 담긴 인간의 목소리는 모방하기 어려운 '비용이 큰 신호(costly signal)'로서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인간은 AI가 어려워하는 난해한 문제를 다루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영역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즉, AI가 빠르고 저렴하게 많은 텍스트를 만들더라도, 인간 작가는 반복 작업이 아닌 판단, 창의성, 독자와의 공감이 필요한 영역에 집중하여 희소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프로그래밍 역시 점차 창의적이고 구조적인 글쓰기에 가까워질 수 있으며, 본질적인 복잡성을 다루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