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 동안 영어 학습자들이 배워야 할 핵심 어휘 목록이 사회 변화에 맞춰 크게 달라졌습니다. 1953년에 발표된 GSL(General Service List) 2,284단어와 2023년 개정된 NGSL(New General Service List) 2,809단어를 비교한 결과, 일상 영어의 84%에서 90% 이상을 포괄하는 이 두 목록 사이에서 628개의 단어가 삭제되고 1,153개의 단어가 새로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단어 수가 늘어난 것을 넘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줍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구, 동물, 음식, 신체 부위처럼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명사들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대신 경제, 기관, 사회적 범주, 평가 방법 등 추상적인 개념을 나타내는 어휘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예를 들어, 'telegraph'는 사라지고 'computer', 'website', 'blog'가 추가되었으며, 'apple', 'fork', 'soap' 같은 일상적인 단어도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반면, 'mortgage'(담보 대출), 'corporation'(기업), 'appropriate'(적절한), 'analysis'(분석), 'fairly'(꽤)처럼 형태를 직접 떠올리기 어려운 단어들이 대거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somewhat', 'approximately', 'definitely', 'precisely'와 같이 정도, 빈도, 확실성을 조절하는 부사(adverb)의 사용도 확대되어, 추상화된 언어를 더 정밀하게 다루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1957년 미국에서 사무직 노동자가 생산직 노동자를 추월하고, 2000년에는 육체노동 종사자가 전체 노동자의 4분의 1 미만으로 감소하는 등 사회 구조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즉, 물리적 노동과 직접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국가 및 세계 규모의 기관, 범주, 체계, 아이디어를 다루는 생활로 이동했음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clay', 'corn', 'hammer'처럼 직접 기르고 만들고 손에 쥘 수 있는 것보다, 'mortgage', 'legislation'(법률), 'perspective'(관점), 'involvement'(관여), 'evaluation'(평가)처럼 물리적으로 가리키거나 무게를 잴 수 없지만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추상적 체계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해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언어 학습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특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