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발생 25년이 지난 지금, 미국 정부의 감시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한 도청이나 통신 기록 조회 등 표적 감시(targeted surveillance)가 주를 이뤘다면, 9.11 이후에는 인터넷 백본망 도청, 대규모 통화 및 인터넷 메타데이터 수집과 같은 대규모 감시(mass surveillance) 기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테러 위협에 대한 방어라는 명분으로 시작된 이러한 변화는 이제 국가 안보를 넘어선 일상적인 법 집행 도구로 활용되며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감시는 법 집행 기관을 넘어 이민 단속(ICE)이나 시위 활동 감시에도 사용되며, 민간 보안 시스템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안면 인식 시스템이나 도로의 자동 차량 번호판 인식 시스템(Flock license plate capture systems)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민간 기업의 역할입니다. 구글(Google)과 페이스북(Facebook) 같은 기업들은 사용자 행동을 감시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 기업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심지어 연방수사국(FBI)은 데이터 브로커로부터 미국인 정보를 구매하고 있으며, 이는 민간의 데이터 수집이 정부의 감시 역량을 증대시키는 통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대규모 감시 및 분석 능력을 더욱 강화하며 관련 문제들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9.11 테러 직후, 정부가 모든 국민을 감시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당시 테러에 대한 전례 없는 공포는 '적은 누구든, 어디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이는 '모든 사람을, 모든 곳에서 감시한다'는 정부의 대응을 정당화했습니다.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의 2013년 폭로로 공개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내부 문건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모든 것을 수집하고(Collect it All), 모든 것을 처리하며(Process it All), 모든 것을 활용하고(Exploit it All), 모든 것을 협력하며(Partner it All), 모든 것을 탐지하여(Sniff it All), 결국 모든 것을 알게 된다(Know it All)'는 말로 요약했습니다. 국내 법 집행 기관 역시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면 범죄를 더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로 대규모 감시를 지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효과와 비용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국가안보국(NSA)은 간헐적으로 성공 사례를 제시하지만, 면밀히 검토하면 그 타당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규모 감시가 납세자 비용이나 다른 노력으로부터의 자원 전환 측면에서 어떤 비용을 발생시켰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술이 아니었다면 막지 못했을 공격을 실제로 막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이민 및 법 집행 기관의 대규모 감시 기술 사용이 실제로 사람들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는지, 혹은 다른 기술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도 부재합니다. 경찰과 관련 기술 판매 기업들은 종종 일화적인 증거나 불확실한 데이터를 제시하며 그 효과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 대규모 감시로의 전환이 미국인의 권리와 자유에 미친 영향을 포함하여 그 비용을 재평가할 시점입니다. 2001년 패트리어트법(Patriot Act) 215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시작된 대규모 전화 기록 수집 프로그램은 2013년 스노든 폭로 이후 대중에게 알려졌고, 2015년 항소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의회는 USA 자유법(USA Freedom Act)을 통과시켜 무차별적인 대규모 수집을 중단시켰지만, 여전히 방대한 양의 국내 전화 기록 수집은 허용되고 있습니다. NSA의 '업스트림(Upstream)' 프로그램처럼 미국 내 주요 통신망에서 메타데이터와 콘텐츠를 가로채는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는 시민의 사생활과 자유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감시 정책이 과연 정당한지, 그리고 그 대가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