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사적 메시지 감시를 강화하는 이른바 '채팅 통제(Chat Control)' 법안을 비공개로 재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전 유럽의회 의원이자 시민권 활동가인 패트릭 브라이어(Patrick Breyer)는 EU 회의를 앞두고 보안 메시징과 익명 통신을 위협하는 두 가지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아동 성 착취물 근절을 명분으로 하지만, 사실상 모든 유럽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첫 번째 쟁점은 유럽의회 의장 로베르타 메촐라(Roberta Metsola)가 지난 3월 유럽의회 1차 독회에서 거부된 임시 '채팅 통제 1.0' 규정을 되살리려 한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EU 이사회(Council)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금요일에 이 규정의 1차 독회 입장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두 번째는 영구적인 '채팅 통제 2.0' 규정(2022/0155)의 최종 3자 협상으로, 6월 29일 월요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협상에서는 감지 및 스캔 관련 새 위임안이 급히 마련되고 이사회와의 협상에서 중대한 양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최악의 경우, 법원 명령 없는 사적 메시지의 대량 스캔과 의무적 나이 확인이 포함되어 익명 통신권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시민사회는 'fightchatcontrol.eu' 캠페인을 재개하며 EU 의원과 정부 대표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시민들의 권리 보호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캠페인 측은 이 제안이 법적, 기술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EU 기본권 헌장과 EU 사법재판소 결정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비판론자들은 오류 가능성이 높은 알고리듬이 무고한 가족 사진을 범죄로 오인할 수 있으며, 범죄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암호화를 우회할 수 있어 결국 일반 시민만 대규모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EU의 입법 과정이 점차 비밀스러워지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고위 관료들이 일반인과 같은 감시를 받지 않는다는 이중 잣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채팅 통제' 법안은 아동 보호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대규모 감시 국가 건설 시도라는 점에서 심각한 의미를 가집니다.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는 디지털 시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핵심 기술인데, 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디지털 시민권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비공개로 법안을 재추진하는 방식은 EU 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EU 시민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EU의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시민들의 디지털 자유를 침해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