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직접 만들지 않고도 물류 자동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 데스트로 AI(Destro AI)가 80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로봇 기업들이 새로운 로봇 형태나 정교한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데스트로는 로봇과 인간 작업자 모두에게 지시를 내리는 AI 인텔리전스 레이어를 구축해 물류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는 로봇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로봇 회사들을 이기고 있다”는 창업자 만탄 파와르(Manthan Pawar)의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데스트로의 핵심 기술은 '마더십(Mothership)'이라는 운영체제(OS)입니다. 이 OS는 카메라 이미지와 지시를 해석하여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비전-언어-액션 모델(vision-language-action models) 기반의 '비전(Vision)' OS를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물류 창고의 크로스 도킹(cross-docking) 작업, 즉 한 트럭에서 내린 물건을 다른 트럭에 실을 수 있도록 분류하는 과정을 자동화합니다. 유센 로지스틱스(Yusen Logistics)와의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데스트로는 미바 로보틱스(Miva Robotics)의 카트 이동 로봇 3대를 활용, 인간 작업자가 물건을 카트에 내리면 로봇이 이를 목적지로 운반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성을 입증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인간, 카트, 트럭의 모든 움직임을 데스트로의 OS가 지시하여 종이 없는(paperless) 체계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데스트로의 성공은 단순히 로봇 기술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실제 운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결과입니다. 유센 로지스틱스는 다른 유명 로봇 스타트업들과도 협업을 시도했지만, 그들의 솔루션은 전체 워크플로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데스트로는 전체 프로세스에 자율적인 지시를 적용하여 물류 운영의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개선했습니다. 현재 데스트로는 유센의 퍼시픽 노스웨스트 시설에서 26대의 로봇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으며, 서던 캘리포니아 시설에서도 17대의 로봇으로 또 다른 파일럿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로봇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로봇과 인간의 협업을 최적화하는 AI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데스트로의 접근 방식은 물류 자동화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