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Apple Pay)가 수년간의 지연 끝에 드디어 인도 시장에 상륙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애플은 자사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첫 파트너는 인도 3위 민간 은행인 액시스 은행(Axis Bank)으로, 비자(Visa) 및 마스터카드(Mastercard) 기반 카드에 한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인도의 디지털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영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애플 페이 출시는 초기에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인도 토종 결제 네트워크인 루페이(RuPay)는 지원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활성화된 가맹점과 결제 단말기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애플은 블링킷(Blinkit), 크로마(Croma), 조마토(Zomato) 등 수백만 가맹점에서 애플 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UPI와 달리 카드 기반인 애플 페이는 개별 카드 발급사와 결제 인프라 제공업체의 통합이 필수적이어서 광범위한 확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애플이 거래당 0.2%의 수수료를 요구하면서 HDFC 은행, ICICI 은행, SBI 카드 등 인도의 주요 은행들은 상업적 조건 협상 문제로 초기 참여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 디지털 결제 시장은 카드 의존도가 높은 미국 등 서구 시장과 달리, 은행 계좌 간 직접 이체를 지원하는 UPI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QR 코드 스캔을 통한 간편 결제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애플 페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카드 결제 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인도의 고소득층 아이폰(iPhone) 사용자 기반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프리미엄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높아 애플 페이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으며, 은행들 역시 이들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비록 애플 페이가 초기에는 틈새 서비스로 남을지라도, 애플에게 인도는 중요한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폰 판매 확대, 현지 제조 역량 강화, 소매점 확장에 이어 결제 수수료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은 인도 내 아이폰 사용자 기반을 수익화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는 애플이 인도 시장에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