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국방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빠르게 통합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는 런던 테크 위크(London Tech Week)에서 '신속 AI 배포 태스크포스(Rapid AI Delivery, RAID)'를 출범시키며, 군사 시스템 전반에 AI 기반 도구를 신속하게 배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는 군사 인력이 더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위험 노출을 줄이며, 이미 AI를 군사 시스템에 통합하고 있는 적대국에 보조를 맞추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국방 스타트업 창업가와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영국 국방부(MoD)의 오랜 기간 고착화된 느린 조달(procurement) 절차가 AI 도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방 시뮬레이션 스타트업 하디언(Hadean)의 CEO 크레이그 베디스(Craig Beddis)는 "조달이 핵심이며, 자본은 계약을 따른다"고 강조하며, 현재 국방부가 실제 필요와 자금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계약 협상에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리면 스타트업은 성장에 필요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혁신적인 기업들이 자금난에 직면하거나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런던 투자사 포사이트 그룹(Foresight Group)의 앤디 블록스햄(Andy Bloxham) 파트너 역시 영국의 혁신에 대한 의지와 실제 국방 기술 구매 방식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유럽 국방 기술 분야는 지정학적 불안정과 국방 예산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23억 유로(약 3조 4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조달 시스템은 기존 대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은 신흥 기업과 신기술을 국방 생태계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며 '산업 민첩성'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반면, 영국은 이를 행정적 위험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정부는 RAID 태스크포스가 국방 기술 채택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SME)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방 계약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영국 기술 부문과 협력할 예정입니다. 초기 파트너 중에는 최근 국부 펀드로부터 2,500만 파운드(약 440억 원) 투자를 유치한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 로든(Rowden)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에도 유사한 이니셔티브들이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경고하며, RAID가 진정한 '구조적 재설정'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블록스햄 파트너는 RAID가 "전통적인 국방 조달 속도가 아닌 소프트웨어 속도로 움직이려는 신뢰할 만한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그러한 속도를 위해 설계되지 않은 시스템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