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중단되었던 새로운 최상위 도메인(TLD) 신청 접수를 인터넷 주소 관리 기구인 ICANN(아이캔)이 재개했으며, 최근 1,615건의 신청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신청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공지능(AI) 관련 도메인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입니다. 특히 '.agent'와 '.agi' 같은 AI 관련 접미사가 차세대 인터넷 주소로 급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신청에는 481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메타(Meta)와 오픈AI(OpenAI)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관련 도메인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10개 기업이 '.agent' 도메인을 신청했고, 오픈AI를 포함한 7개 기업이 '.agi'(인공 일반 지능)를 신청했습니다. 또한, '.asi'(인공 초지능)나 '.intelligence', 심지어 '.superintelligence'와 같은 도메인에도 신청이 몰렸습니다. 오픈AI는 총 15개의 TLD를, 메타는 무려 21개의 TLD를 신청하는 등 자사 브랜드 및 핵심 기술 관련 도메인 선점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TLD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geek', '.anime'처럼 일반적인 용도로 여러 기업이나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도메인이며, 다른 하나는 '.facebook', '.instagram', '.openai', '.chatgpt'처럼 특정 기업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용 도메인입니다. 기업들은 이 도메인들을 통해 제품 페이지, 소셜 미디어 사용자 이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과거 '.ai'나 '.app'처럼 일부 TLD가 인기를 얻었지만, 대부분의 대체 TLD는 '.com'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AI 관련 도메인 경쟁은 AI 기술이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AI 서비스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인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AI 시대에 도메인 이름이 단순한 주소를 넘어 브랜드 자산이자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신청은 새로운 TLD가 공식화되기 위한 여러 단계 중 하나이며, 최종 승인은 내년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AI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기억하기 쉽고 의미 있는 도메인 이름의 중요성은 변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빅테크 기업들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관련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하는 모든 주체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