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여러 군사시설 내 매점에서 냉장·냉동 설비 장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군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최소 6개 시설에서 공식적으로 문제가 확인되었으며, 특히 애리조나주의 포트 후아추카(Fort Huachuca) 기지에서는 정전 없이 모든 냉동고가 음식을 가열하는 제상 모드로 전환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해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국방부 산하 국방매점관리단(DeCA)은 전 세계 약 235개 매점을 운영하며 182개 시설의 냉장·공조 시스템을 원격 감시하고 있습니다.
장애는 8월 26~27일을 전후하여 포트 후아추카, F.E. 워렌 공군기지(F.E. Warren AFB), 포트 어윈(Fort Irwin) 등 최소 6곳에서 보고되었습니다. 포트 후아추카의 경우, 단순히 냉각이 멈춘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제상 모드가 작동하여 식품이 상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DeCA의 기술 명세에 따르면 제상 기능은 네트워크 기반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RMCS)을 통해 제어됩니다. 이는 중앙 시스템이 개별 매장의 냉동고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DeCA 본부에서 모든 매장의 제상을 일괄 실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장애가 발생한 시설들이 동일한 장비나 네트워크를 공유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업용 냉장 제어기에서 발견된 사이버 보안 취약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안 기업 클라로티(Claroty)는 댄포스(Danfoss) AK-SM 800A와 코플랜드(Copeland) XWEB Pro 같은 상업용 냉장 시스템 제어기에서 원격 조작이 가능한 고위험 취약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취약점을 이용하면 공격자가 감독 제어기를 장악하여 압축기, 냉각 팬, 제상 주기를 원격으로 설정해 냉장고 내부를 가열하거나 냉각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이 취약점이 이번 미군 매점 장애에 직접 사용되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네트워크 연결된 산업 제어 시스템(ICS)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재까지는 사이버 공격 외에도 공통 소프트웨어 오류, 잘못된 업데이트, 통신 장애, 유지보수 문제, 노후 장비 고장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Pentagon)는 일부 DeCA 매점에서 발생한 냉장 장애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원인과 사건들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RMCS 로그와 근본 원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냉동고와 같은 평범한 물리 장비가 네트워크로 연결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과 국가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