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소프트웨어 보안 환경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오며, 정부의 해킹 도구 사용과 관련한 오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암호학 교수 매튜 그린(Matthew Green)은 AI가 소프트웨어의 취약점(버그)을 찾아내고 패치하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법 집행 기관이 범죄자 감시를 위해 활용하는 해킹 도구의 기반이 되는 버그가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너무 안전하게 만들어 정부가 더 이상 합법적으로 범죄자를 해킹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입니다.
그린 교수의 주장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강력한 암호화와 정부의 감시 필요성' 사이의 긴장 관계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과거 FBI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going dark)' 현상을 경고하며 암호화 기술이 범죄 수사를 방해한다고 주장했지만, 기술 기업들은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와 기본 암호화를 통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강화해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기기에 백도어를 심는 대신, 취약점과 스파이웨어를 구매하여 해킹 도구로 활용하는 '불편한 휴전' 상태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AI,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대규모로 보안 취약점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찾아내면서 이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 그린 교수의 핵심 논지입니다. AI가 소프트웨어의 버그를 줄여나가면, 정부가 활용할 해킹 도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AI가 일시적으로 버그를 대량으로 찾아내겠지만, 결국 버그가 희귀해질 것이라는 그린 교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는 인간 보안 연구자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쉬운 버그는 AI가 더 쉽게 찾겠지만, 정부가 주로 사용하는 복잡하고 가치 있는 버그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AI가 오히려 공격 보안 연구자들을 도울 수도 있다고 반박합니다. 또한, 현대 기기의 새로운 보안 보호 기능들이 AI보다 해킹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AI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예외적 접근(exceptional access)'을 원하는 정부의 요구는 계속될 것이며, 이는 결국 모든 기기의 보안을 약화시키는 백도어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는 AI 시대의 디지털 보안과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술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