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는 프론티어 AI 연구소들이 반도체 산업과 유사한 자본 집약적이고 빠른 기술 주기의 '트레드밀'에 올라섰습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즉시 다음 세대 모델을 준비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면서, 모델 훈련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산업의 미래 구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프론티어 AI 모델 훈련 비용은 지난 8년간 매년 약 2.4배씩 증가했으며, 2027년에는 최대 10억 달러, 2028년에는 100억 달러 규모의 훈련 작업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는 최첨단 반도체 칩 설계 비용이 3nm 공정 기준 5억 9천만 달러를 넘어서고, 생산 시설 구축에 수백억 달러가 드는 것과 유사한 양상입니다. 반면, 이미 훈련된 프론티어 모델은 경쟁사의 더 나은 모델 출시와 동시에 가치가 급락하여, 반도체 공장처럼 여러 세대에 걸쳐 재사용되거나 잔존 가치를 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반도체보다 더 가혹한 경제적 트레드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AI 산업 내에서 두 가지 주요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첫째, 막대한 자본을 감당하며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는 소수의 프론티어 연구소들입니다. 둘째, 이들이 제공하는 저렴하고 풍부해진 지능을 활용하여 특정 산업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응용 계층의 기업들입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엔비디아(Nvidia), 애플(Apple), ARM처럼 직접 제조 시설을 소유하지 않고 설계,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장악하여 큰 가치를 창출했던 기업들처럼, AI 분야에서도 커서(Cursor), 하비(Harvey), 애브리지(Abridge)와 같은 응용 기업들이 직접 모델을 훈련하지 않고도 제품과 고객 관계를 구축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AI 산업은 반도체 산업의 발전 경로를 따르며, 소수의 거대 기업이 인프라와 최첨단 모델 경쟁을 주도하고, 다수의 기업은 그 위에서 혁신적인 응용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는 형태로 양분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AI 기술의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기업과 개발자가 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다만, 모델 공급자에 대한 플랫폼 종속 위험은 응용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