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기술 혁신 역량은 마치 '혁신 토큰'처럼 제한되어 있다는 흥미로운 관점이 있습니다. 이 관점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약 3개 정도의 혁신 토큰을 가지고 있으며, 이 토큰을 어디에 사용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핵심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신기술 도입에 토큰을 소모하기보다는, MySQL, Postgres, PHP, Python처럼 충분히 검증되고 '지루하지만 좋은' 기술을 우선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입니다.
'지루한 기술'은 기능뿐만 아니라 실패 방식까지 잘 알려져 있어 예상치 못한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적습니다. 반면, 새롭고 화려한 기술은 '알려지지 않은 미지(unknown unknown)'의 영역이 훨씬 커서 예측 불가능한 문제와 높은 운영 비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tsy는 초기에 Python 개발자를 채용한 뒤 불필요한 중간 계층을 만들었다가 이를 제거하는 데 수년이 걸렸고, 이로 인해 사업 진전이 지연된 경험이 있습니다. 각 기술마다 모니터링, 테스트, 운영, 학습 비용이 따르므로, 개별 문제에 최적화된 도구보다는 조직 전체의 여러 문제를 가장 덜 나쁘게 해결하는 도구가 장기적으로 유리합니다.
이러한 절제된 기술 선택은 일상적인 운영 부담을 줄여 엔지니어가 더 큰 제품 및 사업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합니다. Etsy의 활동 피드 사례처럼, PHP, MySQL 등 기존 스택으로 구축된 시스템은 별다른 변경 없이도 사용량이 20배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확장을 이뤄냈습니다. 이는 공유 플랫폼을 활용해 전체 기반의 개선과 확장이 활동 피드에도 그대로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술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 필요한 기능을 안정적으로 출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물론, 지루한 기술만을 고집하는 극단적인 접근도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Memcached를 캐시로 추가하거나 Solr를 전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기존 기술로 해결하기 비실용적인 문제에는 신기술 도입을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신기술 도입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조직적 대화와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신기술을 추가하기 전에는 기존 스택으로 해결할 방법과 현재 기술의 구체적인 한계를 기록하고, 기존 기능을 대체한다면 마이그레이션 일정까지 합의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술 잔해를 관리하고 국소 최적 해법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며, 장기적인 시스템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