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음악, 영상, 팟캐스트 등 특정 콘텐츠 형식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넷플릭스(Netflix), 스포티파이(Spotify), 유튜브(YouTube), 틱톡(TikTok)과 같은 주요 엔터테인먼트 앱들이 AI 기술을 등에 업고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아우르는 '만능 엔터테인먼트 앱'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여가 시간을 최대한 점유하고, 앱 내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및 구독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요인에 의해 가속화됩니다. 먼저, 엔터테인먼트 앱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가입자 확보 대신 사용자당 시간 점유율과 수익 증대에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의 크리에이터(creator)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플랫폼 입장에서도 이들의 모든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통합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여기에 AI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AI는 여러 콘텐츠 형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콘텐츠 믹스가 다양해질수록 사용자 체류 시간이 늘어나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넷플릭스는 게임, 라이브 스포츠, 짧은 영상 클립, 팟캐스트 등을 추가하며 영화와 TV 시리즈 외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역시 음악을 넘어 비디오 팟캐스트, 오디오북, 피트니스 강좌까지 제공하며 종합 오디오 플랫폼으로 진화 중입니다. 유튜브는 숏폼(short-form) 영상과 팟캐스트 전용 공간을 마련했고, 틱톡도 롱폼(long-form) 콘텐츠와 쇼핑, 여행 계획 기능 등을 도입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 앱들이 AI 기반의 개인화된 추천과 콘텐츠 제작 도구를 활용해 서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AI는 이러한 만능 앱 전략의 핵심 동력입니다. AI는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아우르는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사용자에게 더욱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 프로필(Taste Profile)'을 직접 편집하거나 AI 챗봇과 대화하며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 중입니다. 넷플릭스도 AI 기반의 새로운 모델 아키텍처를 통해 개인화 기능을 개선하고 콘텐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틱톡 또한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활용한 크리에이터 도구, 검색 엔진 개선, 자동 더빙, 대화형 AI 기능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특정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로서의 앱이 등장하면서, 사용자들은 더 이상 여러 앱을 오갈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플랫폼의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여 맞춤형 광고 및 서비스 제공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 것입니다. 결국 콘텐츠 형식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어떤 앱이 사용자의 '기본 엔터테인먼트 허브'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