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과 개인의 전문성 재설계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데이터오븐 하용호님의 발표 자료는 기업의 AI 전환(AX) 여정이 '환호', '정체', '신남', '의구심', '마지막 고비'라는 5단계를 거치며, AI 도입 초기에는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AI J 커브 트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AI가 가져오는 '3대 부채' 때문입니다. 첫째, '기술 부채'는 AI 코드가 국소 최적화에만 능해 전체 시스템의 중복과 우회를 야기하며, 5~19개월 내에 회사 속도를 저하시킵니다. 둘째, '인지 부채'는 AI 결과물을 이해하거나 확신하지 못한 채 배포하게 만들고, 셋째, '의도 부채'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한 맥락과 암묵지(tacit knowledge)가 휘발되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역할은 '생산'에서 '검증'으로 이동해야 하며, 특히 '검증 레이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검증 레이어는 테스트 케이스(Binary Checks), 처리량/지연시간(Quantitative Metrics), 그리고 LLM을 활용한 질적 평가(Qualitative Rubrics) 등으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또한, AI 에이전트처럼 비결정적인 제품의 경우 개발 단계(build-time)뿐 아니라 운영 단계(run-time)에서의 지속적인 검증이 중요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인재는 '애매한 상황에서 답을 찾아가는 능력', 즉 문제 쪼개기, 빠른 실패 판별, 일 되게 하는 구조 찾기와 같은 '사장님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또한 빠른 맥락 파악, 복잡한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변환하는 능력, 마케팅 능력, 그리고 명확한 취향(무엇을 덜 할 것인가)이 중요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은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AI는 가치 충돌과 책임이 따르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없으며, 이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몫입니다. 전문가는 단순히 스킬 숙련자를 넘어, 자기 도메인의 AI를 만들고 검증 레이어를 유지보수하며, 옳은 가치 판단과 책임감 있는 취향을 지닌 '운영 책임자'로 진화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