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Akai), 무그(Moog), 네이티브 인스트루먼트(Native Instruments) 등 유명 음악 장비 브랜드를 소유한 인뮤직(inMusic)이 장비 개조(modding)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자사 제품을 자유롭게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소스 코드와 개발 도구(SDK)를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입니다. 인뮤직의 CEO 잭 오도넬(Jack O’Donnell)은 더 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커뮤니티에 툴박스를 제공하고, MPC나 샘플러의 내부 작동 방식을 공개하여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툴박스’에는 최근 공개된 MPC 샘플 키(Sample Key)와 같은 장비의 오픈소스 코드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이 쉽게 수정하고 장비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SDK도 포함됩니다. 인뮤직은 공식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리셋 버튼’ 기능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는 무그의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와 같은 제품에도 적용될 예정이며, 아날로그 회로 주변에서 개발자들이 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것입니다. 인뮤직은 NAMM 컨벤션에서 ‘크리에이터 랩(Creator Lab)’을 통해 22개 신제품의 해킹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이러한 변화를 공식화할 예정입니다.
인뮤직의 이러한 움직임은 음악 장비 산업 전반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에리카 신스(Erica Synths)는 LXR-02 드럼 머신의 소스 코드를 공개했고, 폴리엔드(Polyend)는 트래커(Tracker) 그루브박스 라인을 오픈소스화했습니다. 베링거(Behringer) 역시 MPC One 클론인 킥(Kick)을 포함한 여러 오픈소스 장비를 발표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이 변화를 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렉트론(Elektron)은 펌웨어 개조가 장비 손상이나 보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식 포럼에서 개조된 펌웨어 링크 공유를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뮤직의 오도넬 CEO는 “벽을 쌓으려 해도 결국 지는 싸움”이라며, 개조 커뮤니티를 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흐름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개방형 접근 방식은 음악 창작자들에게 전례 없는 자유와 유연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사용자들은 더 이상 제조사가 제공하는 기능에만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워크플로우나 사운드를 위한 맞춤형 기능을 직접 개발하거나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음악 장르나 표현 방식을 탄생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비의 수명을 연장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사용자 커뮤니티의 참여를 통해 제품의 혁신 속도를 높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