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산업 시설의 대기오염 허가 절차에서 주민 공청회 의무를 폐지하고, 심지어 허가 승인 전에 건설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전력 소비량이 막대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커뮤니티에 들어설 시설의 환경 영향에 대해 목소리를 낼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인 10명 중 7명은 AI 데이터센터가 자신들의 거주지 근처에 건설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PA는 주 정부가 대기오염 허가 전 주민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연방 의무를 없애려 합니다. 또한, 지난달에는 개발자가 허가가 승인되기 전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변경안도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흑인 커뮤니티가 불균형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미국 남부의 농촌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집중적으로 들어서면서, 건강 위험 증가, 공과금 인상, 지역 사회 이주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환경 운동가 폴 블랙(Paul Black)은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민주주의가 표방하는 모든 것에 반한다”고 비판하며, 주민들이 정보에 접근하고 우려를 제기할 공식적인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PA는 이번 제안이 “지역 문제에 가장 익숙한 주 및 지방 기관에 대중 참여 기회를 제공할지 여부, 시기, 기간을 결정할 재량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지방 정부가 주민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지방 정부는 기술 기업과 비밀유지협약(NDA)을 맺거나 법적 명령을 무시하며 프로젝트 정보를 은폐해왔습니다.
이러한 규제 완화는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건설되도록 하여 환경적,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스모그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그리고 암과 관련된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가스 발전소 및 터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킵니다. 또한, 새로운 전력 인프라 구축 비용은 종종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특히 에너지 빈곤층인 흑인 가구의 공과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약 200개의 시민단체와 10여 개 이상의 주 정부(민주당 및 공화당 모두)가 이러한 연방 차원의 변경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환경 정의와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