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코딩 에이전트(coding agent)의 발전으로 개발자들은 과거 며칠 걸리던 작업을 몇 시간 만에 처리하고, 주당 수만 줄의 코드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테스트, 문서화 등 부수적인 작업까지 AI가 처리하면서 개발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지만,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곧 '무엇을 만들 가치가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구현 속도가 10배 빨라졌다고 해서 로드맵이 10분의 1로 줄어들거나, 만들 가치 있는 것을 고르는 능력이 10배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구현 시간이 압축되면서 '이 문제를 풀 가치가 있는가'와 같은 어려운 의사결정에 더 빨리 직면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발표용 배경음악이 필요할 때 완성된 곡을 받는 것과, 직접 음악을 창작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의 차이와 같습니다. AI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단순히 과업을 대신 처리하거나, 함께 만들거나, 방법을 가르치거나, 혹은 프롬프트(prompt) 없이 조용히 기능으로 작동하는 등 다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그래머(programmer)의 생산성 향상을 넘어,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들도 프로그래밍(programming)의 힘을 빌릴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줍니다. 저렴한 지능(intelligence)이 보편화되더라도 시간, 돈, 자신감, 전문 지식 등 개인이 주도권(agency)을 얻는 데 필요한 장벽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를 어디에 적용할지 고민하기보다, 사람들이 이미 하려는 일에서 출발하여 어떤 부분이 지루한지, 어떤 전문 지식이 부족한지, 그리고 어떤 과정이 그 일을 하고 싶었던 본래의 이유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삶의 경로를 재편하지 않고도 강력한 창작의 힘을 얻도록 돕는 방향으로 AI 도구가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