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새로운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클로드 5 페이블(Claude 5 Fable)을 공개하며 '신화급(Mythos)'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페이블은 다중 페이지 명세를 바탕으로 최대 12시간 동안 작업을 이어가거나, 단일 프롬프트와 한 번의 피드백만으로 학술 사회과학 논문과 10쪽 분량의 운율시를 생성하는 등 기존 공개 모델들을 큰 차이로 앞서는 역량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이미지를 생성하지 못하는 제약 속에서도 수학만으로 게임 아트와 3D 오브젝트를 구성하는 등 놀라운 창의성을 보여주며 AI와 일하는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페이블의 인상적인 성능은 다양한 실험에서 입증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등시선 지도(isochrone map) 제작 프로젝트에서는 수천 개의 잠재 이동 거리 조사와 수많은 작은 판단이 필요한 복잡한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페이블은 여러 보조 AI를 동원해 2,200개가 넘는 구체적 항공편, 철도 일정, 국가별 도로 속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코딩 및 검증 에이전트를 실행하여 1881년 원본과 유사한 스타일의 작동 가능한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또한, 인간과 AI 응답을 보정하고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콩코드(Concord)'를 9시간 30분 만에 설계하고 구현하는 등 장시간의 복합적인 작업 처리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러한 '신화급' 모델의 등장은 인간의 역할이 '직접 수행'에서 '의뢰와 검수'로 전환됨을 의미합니다. 사용자는 더 이상 세부적인 코딩이나 데이터 수집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야심 찬 지시를 내리고 완성된 결과물을 검토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됩니다. 페이블은 지시를 매우 잘 따르며, 더 야심 찬 지시일수록 더 나은 결과를 내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이 사용자에게 불투명하고, 높은 비용 및 가드레일(guardrail) 작동으로 인한 작업 중단 등의 한계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블은 복잡한 문제 해결과 창의적 작업에서 AI의 잠재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미래의 협업 방식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