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유해한 인터넷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중독성, 자존감 저하, 유해 콘텐츠 노출 등 인터넷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 국가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엄격한 연령 인증이나 소셜 미디어(SNS) 사용 금지 등의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 말 미국 하원에서는 '아동 인터넷 및 디지털 안전법(KIDS Act)'이 통과되었고,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6세 미만의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에 찬성하는 등 디지털 환경을 공중 보건 위기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 중심의 접근 방식은 아이들의 온라인 접속 자체를 막거나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제로 바꾸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호주에서 시행된 청소년 소셜 미디어 전면 금지 조치는 80% 이상의 아이들이 여전히 접속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요 기술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여 그 자금으로 '어린이 공공 인터넷'을 구축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미니텔(Minitel)'처럼 완전히 분리된 서비스를 의미하기보다는, 20세기 어린이 공영 방송처럼 비영리적이고 아이들에게 유익한 온라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이 운영하는 청소년용 마스토돈(Mastodon) 인스턴스, 광고 없는 교육 콘텐츠 웹사이트,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가족 활동 웹 포털 등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아이들의 온라인 생활에서 영리 추구 동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어린이 공공 인터넷'은 단순히 유해한 것을 차단하는 소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기존 온라인 생태계를 확장하자는 접근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중독성 있는 디자인, 침해적인 데이터 수집 기반 광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영되는 콘텐츠 검수(moderation) 팀 등 대부분의 비판은 영리 추구라는 근본적인 동기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영리 동기를 배제한 비영리 플랫폼을 지원함으로써,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디지털 세상을 탐험하고 배우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규제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인터넷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이고 기능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