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수학적 역량이 급격히 발전하며 이제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금메달 수준의 난제를 해결하고, 심지어 주요 미해결 문제까지 자율적으로 풀어내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수학 논문 생산의 문턱을 낮추고 있으며, 기존의 논문 및 정리 증명 중심의 수학계 평가 시스템이 더 이상 개인의 이해와 전문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AI가 훌륭한 답을 내놓아도 그것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기에, 수학 교육과 연구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수학 박사 학위는 주로 논문과 그 증명을 통해 수여되지만, AI가 이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방식의 유효성이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제안된 개혁안은 박사 학위를 엄격한 구술 심사(oral examination) 중심으로 재설계하여, 학생이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교수 채용이나 대학원 입학에서도 논문보다는 발표와 지속적인 수학 토론(mathematical discussion)을 중시하고, 세미나 및 연구 공동체 활동에 보상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가치와 별개로, 인간이 그 결과를 이해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역량에 집중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AI의 발전에 대한 대응을 넘어, 수학의 본질적인 목표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수학 공동체는 문제 해결, 신비 탐구, 다음 세대에 대한 지식 전달 등 다양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정리 증명이라는 대리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해왔습니다. AI 시대에는 '무엇이 흥미로운지'를 판단하고, 새로운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며, 이를 통해 형성되는 '함께 배우는 공동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AI가 방대한 양의 수학적 결과물을 쏟아내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의 질문과 혼란을 해결해 나가는 것은 여전히 인간 수학자의 역할이며, 오히려 더 많은 수학자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제도의 외형을 지키기보다 좋은 수학을 생산하고 이해하며, 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 본질적인 가치를 보존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