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술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개발 및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막대한 '숨겨진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6개월 만에 90% 급증하여 약 3조 2천억 달러(한화 약 4,400조 원)에 달하는 이 부채는 주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 장기 약정 등 미래 지출 의무에서 발생하며, 구글(Google), 메타(Meta) 같은 기업들의 약정 규모가 자산의 80%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불투명한 재무 상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 부채는 기업의 재무제표에 직접적으로 '부채'로 기록되지 않는 '부외부채(off-balance sheet debt)'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수십 년에 걸친 데이터센터 임차 및 전력 사용 계약을 맺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장기 약정은 미래 현금 흐름에 큰 부담을 주지만, 회계상으로는 당장 부채로 인식되지 않아 기업의 재무 상태가 겉으로는 건전해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고성능 GPU를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서버 랙보다 23배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등 막대한 초기 투자와 운영 비용이 필요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정을 단순한 '주문'으로 보아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이들은 국제회계기준(IFRS 16)에 따라 장기 리스 역시 기업의 지급 의무이므로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반박합니다. 이처럼 해석이 분분한 상황에서, 만약 AI 붐이 꺾이거나 기술 발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 막대한 미래 지출 의무가 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이는 개별 기업을 넘어 전체 시장에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 현상은 AI 기술이 가져올 미래 가치에 대한 거대한 베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범용인공지능(AGI) 실현 시 얻게 될 상상할 수 없는 부와 권력을 기대하며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투기가 과거의 금융 거품처럼 고통스러운 결말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합니다. 투자 시기를 놓치는 위험과 과도한 투자로 인한 실패 위험 사이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