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AI 기반 시리(Siri AI)를 유럽연합(EU) 지역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애플은 그 이유로 EU의 강력한 반독점 규제인 디지털 시장법(DMA)을 지목하며, DMA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요구사항이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수년간 공들여 개발한 AI 기능을 유럽 사용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겠다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애플과 EU 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DMA가 자사 플랫폼에 경쟁사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요구하며, 이는 시리 AI가 앱, 개인 정보, 사진, 메시지 등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하여 작동하는 방식과 충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부 기업에 이러한 수준의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고객의 개인 정보와 보안 위험을 초래하므로, 차라리 유럽 출시를 포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대안으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에이전트(Trusted System Agent)' 같은 중개 솔루션을 제안했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이를 거부했으며, 애플은 현재로서는 시리 AI의 유럽 출시 일정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DMA가 애플의 신제품 및 서비스 출시를 막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리카르도 카르도소(Ricardo Cardoso) 대변인은 애플이 DMA를 준수하는 상호운용성 솔루션을 개발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애플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기 위해 규제를 핑계 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틸버그 대학의 경쟁법 교수인 프리소 보스턴(Friso Bostoen)은 플랫폼 개방에 따른 보안 및 개인 정보 위험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지만, 애플의 주장이 항상 면밀한 조사를 견디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애플이 자사의 폐쇄적인 생태계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활용하는 익숙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