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이 2027년 예산법안 심의 과정에서 인터넷 트래픽에 세금을 부과하는 수정안을 찬성 11표, 반대 10표로 채택했습니다. 이 법안은 콘텐츠 공급자가 프랑스 내 네트워크 진입 지점에서 송출하는 디지털 데이터량에 과세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주로 구글(Google), 메타(Meta)와 같은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을 겨냥합니다. 발의 측은 이를 통해 약 100억 유로(한화 약 14조 7천억 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수정안은 프랑스 시장에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얻으면서도 세금을 적게 내는 미국 및 아시아 전자상거래 대기업과 지역 상점 간의 조세 형평성을 회복하려는 취지에서 발의되었습니다. 발의 측은 프랑스 인터넷 트래픽의 75~80%를 해외 플랫폼 20여 개가 차지하며, 특히 상위 5대 플랫폼이 절반을 점유한다고 추산합니다. 과세 기준은 프랑스 내 네트워크 진입 지점에서 측정되는 물리적 데이터량이며, 이는 캐나다와 한국의 유사 시도가 겪었던 기술적, 법적 장애물을 피하고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원칙도 준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정부와 재정위원회는 세금이 광고주에게 전가될 위험, 소규모 콘텐츠 공급자의 부담, 그리고 트래픽 측정 방식의 기술적 어려움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디지털 경제 시대에 국가가 어떻게 세수를 확보하고 자국 기업을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전 세계적인 논의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프랑스의 이번 시도가 최종 법률로 확정될 경우,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의 사업 모델과 비용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에도 유사한 과세 도입을 촉진하는 선례가 될 수 있어, 디지털세(digital tax) 논의에 새로운 불씨를 지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단순히 세금 문제를 넘어,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과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