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로알드 달(Roald Dahl)이 발표한 단편 소설 '위대한 자동 문법 변환기(The Great Automatic Grammatizator)'는 기계가 완벽한 이야기를 써내는 미래를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70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명령줄(CLI) 기반의 AI 스토리 생성기 '그라마티제이터(Grammatizator)'가 등장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라마티제이터는 사용자가 원하는 스토리의 '버튼'을 누르면, OpenAI 호환 API를 통해 이야기를 생성합니다. 사용자는 풍자적(satirical), 낭만적(romantic) 등 '마스터 장르(Master Genre)'부터 군대 생활(army life), 금지된 사랑(forbidden love) 같은 '기본 테마(Basic Theme)', 그리고 헤밍웨이(Hemingway)나 조이스(Joyce) 같은 '스타일 보이스(Style Voice)'까지 세밀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늘의 여성(Today's Woman)',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 등 타겟 잡지를 지정하고, 플래시(~300단어), 짧음(~800단어), 표준(~1500단어) 등 이야기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특히 '열정 페달(Passion Pedal)'이라는 기능으로 감정의 강도를 1단계(절제됨)부터 5단계(격렬함)까지 조절할 수 있어, 마치 실제 기계를 조작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 도구는 로컬 모델, 원격 엔드포인트 등 OpenAI 호환 API를 지원하는 모든 환경에서 작동하며, 파이썬(Python) 3.8 이상과 'openai' 라이브러리만 있으면 실행 가능합니다. 그라마티제이터는 사용자의 선택을 바탕으로 프롬프트(prompt)를 구성하고, 이를 AI 모델에 전달하여 스토리를 생성합니다. 소설 속 기계처럼 이야기마다 길고 난해한 단어를 하나씩 삽입하여 독자가 작가를 '현명하고 영리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비밀 트릭'까지 재현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AI가 단순한 텍스트 생성을 넘어, 인간의 창의적 의도와 미묘한 심리까지 모방하려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라마티제이터의 등장은 AI 시대의 창작 활동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로알드 달의 소설은 작가들이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암울한 미래를 그렸지만, 오늘날의 AI는 창작의 도구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1인 창작자나 소규모 팀에게는 아이디어 구상, 초고 작성, 다양한 스타일 실험 등 창작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앞으로 AI와 인간의 협업 방식이 더욱 다양해질 것임을 예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