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광고, 홍보 콘텐츠, 디자인, 영상, 소프트웨어 등 기존 저작물을 수정하여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저작재산권을 양도받거나 이용 허락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이때 저작물의 내용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바로 저작인격권 중 하나인 '동일성유지권'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동일성유지권은 저작물의 변경과 직접 관련되는 권리이지만, 어떤 변경을 권리 침해로 볼지는 각국의 법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국제 저작권 협약인 베른협약은 저작자의 명예나 성망을 해칠 우려가 있는 변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인정하며, 이는 4가지 입법 형식 중 '명예 또는 성망 침해의 개연성'을 기준으로 하는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합니다. 반면 일본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의사에 반하는 변경'을 기준으로 보호하여 베른협약보다 강력한 세 번째 유형을 취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저작권법이 동일성유지권에 대해 이보다 더 강력한 보호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저작권법 제13조 제1항은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의 내용·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며, 저작자의 명예나 성망을 해칠 것을 요구하지 않고, 저작자의 의사에 반할 것을 별도의 요건으로 규정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네 가지 입법 형식 중 '단순히 개변 자체를 금지하는' 가장 강력한 네 번째 유형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우리 저작권법이 동일성유지권에 관하여 저작자를 매우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저작물을 수정하거나 편집하여 이용할 때는 저작재산권 양도나 이용 허락 여부만으로 변경 허용 범위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저작재산권과 별개로 인정되는 저작인격권, 특히 동일성유지권이 어떠한 범위에서 보호되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국내외 저작물을 이용하거나 기존 콘텐츠를 사업 목적에 맞게 수정·편집하는 기업들은 같은 '동일성유지권'이라는 이름의 권리라도 법제가 취하는 규정 형식에 따라 보호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콘텐츠 제작, 이용,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