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지난주 유엔 사이버범죄 협약(UN Convention against Cybercrime)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이 협약이 아동 보호 조항과 강력한 인권 보호 장치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인권 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를 '변장한 감시 조약'으로 규정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당초 캐나다가 반대했던 이 협약에 서명한 배경과 그 파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은 2017년 러시아의 주도로 시작되었으며, 기존의 사이버범죄 프레임워크인 유럽 평의회 부다페스트 협약(Budapest Convention)을 대체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2019년 유엔 총회에서 협상 개시가 결정될 당시, 캐나다는 미국, 유럽연합(EU)과 함께 이 과정이 국가 감시 권한을 확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반대했습니다. 이후 민주주의 국가들은 협상에 참여하여 러시아, 중국,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요구사항 중 언론 및 콘텐츠 범죄 관련 조항이 최종 텍스트에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협약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남아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이 협약은 사이버범죄뿐 아니라 국내법상 4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모든 '심각한 범죄'의 전자 증거에 대한 국경 간 공유를 의무화하고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 비판, 언론 활동, 신성모독, 동성 관계 등에도 중형을 부과할 수 있어 억압적인 국내법이 국경을 넘는 증거 수집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전자 프론티어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 등 주요 디지털 인권 단체들은 이 협약이 사전 사법 승인과 같은 보호 장치 없이 실시간 감청 및 데이터 수집 권한을 국가에 부여하는 '글로벌 감시 협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협약이 정치적 범죄 예외 조항을 명시하지 않아 캐나다 내 디아스포라(이주민) 커뮤니티에 대한 초국가적 억압 채널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캐나다 정부는 9개월 전 하노이 서명식에 불참하며 인권 보호 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이번 서명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공청회 없이 진행되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인권과 디지털 자유를 옹호해 온 캐나다의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다른 국가들의 유사한 조약 체결에도 선례를 남길 수 있어 그 의미가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