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은 막대한 전력 소비를 수반하며, 이는 데이터센터의 급증과 함께 소비자들의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중의 비판에 직면하여, 미국의 주요 유틸리티 기업들과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이 AI 에너지 비용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약 200개에 달하는 이들 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rate payer protection pledge)'에 서명했습니다.
이 서약은 지난 3월 처음 발표되었으며, 생성형 AI 모델 훈련 및 운영에 필요한 새로운 인프라 비용을 AI 서비스 제공자들이 부담하겠다는 다소 모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OpenAI, 아마존, x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서명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기업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전기 요금 인상에 대한 대중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PR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에 NextEra Energy, Duke Energy, Equinix, Digital Realty 등 에너지 기업들이 추가로 서명하면서, 서약에 참여한 기업들은 미국 전체 가정 및 기업 전력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이미 대중의 반발로 축소되거나 중단되었으며,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인 PJM은 데이터센터 수요로 인해 13개 주 소비자들이 63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약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은 주로 주(州) 규제 당국과 전력 거래자들이 결정하며, 연방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서약은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하며 불이행 시 어떠한 처벌 조항도 없어, 사실상 '새끼손가락 약속'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와 그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는 단순한 기업의 약속을 넘어선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며, 이는 기술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