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6에서 인공지능(AI)으로 대폭 강화된 시리(Siri)를 발표하며,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맥(Mac) 등 자사 기기 전반에 걸쳐 AI 혁신을 예고했습니다. 수개월간의 지연 끝에 공개된 새로운 시리 AI는 기존 음성 비서의 한계를 넘어 더욱 개인화된 도움을 제공하며, 애플 생태계의 핵심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연 시리 AI입니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최신 버전을 기반으로 구글(Google)과 협력하여 개발된 시리 AI는 사용자와 상세하고 몰입감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애플 AI 책임자 마이크 로크웰(Mike Rockwell)이 밝혔습니다. 특히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인식하여 맥락을 파악하고 질문에 답하는 '온스크린 인식(onscreen awareness)' 기능이 돋보입니다. 시리 AI는 독립형 앱으로도 출시되어 대화 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Apple Watch),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 등 모든 애플 기기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iOS 27은 다이내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에서 시리 AI에 접근하고 응답을 확인할 수 있게 하며, 카메라 앱의 '시리 모드(Siri Mode)'는 뷰파인더 속 사물을 인식해 정보를 제공합니다. macOS 27 골든 게이트(Golden Gate) 역시 스포트라이트(Spotlight) 검색창에 시리를 통합하여 질문하고 파일을 선택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운영체제 전반에 걸친 AI 통합은 시리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킵니다. 사파리(Safari) 브라우저는 AI 기반 탭 관리 기능으로 열려있는 웹페이지를 주제별로 자동 정리하며, '알림(Notify Me)' 기능으로 특정 웹페이지의 변경 사항(예: 품절 상품 재입고)을 알려줍니다. 또한 자연어 명령으로 사파리 확장 프로그램(extension)을 생성할 수 있게 됩니다. 메시지(Messages) 앱은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공유할 사진을 제안하고, 전화(Phone) 앱은 통화 시작 시 항공편 확인 코드와 같은 관련 정보를 표시합니다. 메일(Mail) 앱은 더욱 똑똑한 제안을 제공하고, 캘린더(Calendar)에 이벤트를 추가하는 것도 자연어 설명만으로 가능해집니다. 이외에도 자연어로 나만의 단축어(shortcuts)를 만들거나,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를 통해 사진 합성 및 불필요한 요소 제거 등 AI 기반 이미지 편집이 가능해집니다. 홈(Home) 앱은 카메라 클립 설명을 생성하고, 여러 카메라의 영상을 AI로 연결하며, 4K 해상도 녹화 영상 지원 및 자연어 검색 기능을 추가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녀 계정의 앱 및 콘텐츠 접근 권한을 부모가 직접 선택하고, 새로운 웹사이트 접속 시 자녀의 허락을 요구하는 등 자녀 보호 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스크린 타임(Screen Time) 메뉴도 재설계됩니다.
이번 애플의 발표는 AI가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운영체제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기 내(on-device) AI와 클라우드 AI의 결합을 통해 개인화되고 상황 인지적인 컴퓨팅 경험을 제공하려는 애플의 전략이 명확히 드러난 것입니다. 특히 온스크린 인식과 자연어 처리 능력의 강화는 사용자가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더욱 직관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복잡한 메뉴 탐색 없이도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기기가 사용자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여 능동적으로 도움을 주는 미래 컴퓨팅 환경의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애플 생태계의 강력한 통합력과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고려할 때, 이러한 AI 기능들은 빠르게 확산되며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