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1873년 미국을 강타했던 철도 버블 붕괴와 유사하다는 경고가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철도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개인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들였던 방식과 현재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자금 조달 방식이 여러 면에서 닮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단순한 비유를 넘어, 역사적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담고 있습니다.
1870년대 초, 남북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던 금융가 제이 쿡(Jay Cooke)은 북태평양 철도(Northern Pacific Railway) 건설 자금을 조달하며 엄청난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정부나 은행 대출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1,500명의 영업사원과 1,300개의 신문을 동원해 애국심에 호소하고 철도 사업의 막대한 수익을 약속하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철도 채권을 판매했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전례 없는 대규모 소매 금융 동원이었으나, 끝없는 자본 수요와 1873년 비엔나 증시 폭락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신용 경색이 겹치면서 쿡앤컴퍼니(Jay Cooke & Company)는 파산했고, 이는 1873년 공황(Panic of 1873)으로 이어져 수년간의 경기 침체와 철도 기업들의 연쇄 파산을 초래했습니다. 당시 연간 5억 달러에 달했던 철도 채권 투자는 현재 가치로 약 6천억 달러에 해당하며, 이는 2026년 주요 기술 기업들의 AI 투자 예상액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1873년 공황을 다룬 책을 언급하며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처럼, 현재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막대한 부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오라클(Oracle), 메타(Meta), 알파벳(Alphabet), 아마존(Amazon) 등 4개 기업은 총 1,080억 달러의 부채를 발행했으며, 올해 7월까지 이미 1,94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부채 발행 규모가 급증하면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발행 커버리지(cover)가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Google)이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로부터 100억 달러를 포함해 총 850억 달러의 지분 투자를 유치한 것은, 예상보다 훨씬 큰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유일하게 상당한 잉여 현금 흐름을 유지하며 부채 없이 설비 투자(CapEx)를 감당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은 막대한 부채를 통해 AI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철도 버블 당시 제이 쿡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던 상황과 겹쳐 보입니다. AI 기술의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과도한 부채 기반 투자는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