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Snap)이 올해 초 출시한 2,200달러(약 300만원)짜리 스마트 안경 '스펙스(Specs)'가 시장의 싸늘한 반응에 직면하자, 그 존재 이유를 다시 설득하기 위해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스냅은 스펙스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닌, '얼굴에 쓰는 컴퓨터'라는 점을 강조하며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 새로운 AI 시스템 도입, 그리고 기업용 솔루션까지 선보였습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HBO 맥스(HBO Max)와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와 연동하여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둘째, '스펙스 인텔리전스(Specs Intelligence)'라는 새로운 '예측형 AI(anticipatory AI)'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스펙스뿐만 아니라 아이폰, 맥(Mac) 등 사용자 기기와도 연동되어 목표, 우선순위, 관계, 루틴 등을 학습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AI 네이티브 운영체제(AI native operating system)' 역할을 합니다. 셋째, '스펙스 포 엔터프라이즈(Specs for Enterprise)' 프로그램을 통해 아마존(Amazon), 세일즈포스(Salesforce), 엔비디아(Nvidia) 등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 워크플로우에 스펙스를 통합할 계획입니다. 특히 IT 기술자가 하드웨어 수리 시 스펙스를 활용하는 데모를 선보이며 기업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스냅의 이번 시도는 고가의 스마트 안경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에반 스피겔(Evan Spiegel) 스냅 CEO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가상 세계가 현실을 대체할 것이라는 미래에 반대하며, 컴퓨터는 우리를 더 중요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펙스를 '인간 중심적인 컴퓨팅'의 새로운 형태로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무거운 착용감과 높은 가격, 그리고 여전히 모호한 실제 활용 시나리오 등은 스펙스가 대중화되기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