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와이파이 7(Wi-Fi 7) 공유기가 단순한 네트워크 장비를 넘어, 고성능 소프트웨어 정의 라디오(SDR) 수신기로 탈바꿈하는 놀라운 프로젝트가 공개되었습니다. 한 개발자가 젬텍(Gemtek) W1700K 와이파이 7 공유기의 하드웨어를 해킹하여, 최대 320Msps(초당 메가 샘플)의 속도로 14비트 IQ 데이터를 캡처하고 실시간 스펙트럼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W1700K SDR'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저렴한 상용 기기로 전문적인 무선 신호 분석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유기에 탑재된 미디어텍(MediaTek) MT7996 라디오 칩셋을 직접 제어하는 맞춤형 펌웨어에 있습니다. 개발자는 미디어텍의 초기화 및 캘리브레이션 과정을 역설계하여, MT7996 칩셋이 자체 펌웨어 없이도 2.4GHz, 5GHz, 6GHz 대역의 무선 신호를 수신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획득된 데이터는 공유기의 아이로하(Airoha) AN7581 SoC를 통해 10기가비트 이더넷(10 GbE)으로 호스트 컴퓨터에 스트리밍되며, 웹 브라우저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시간 스펙트럼 및 워터폴(waterfall) 디스플레이로 시각화됩니다. 특히 320Msps의 속도로 2.4GHz 전체 대역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데시메이션(decimation)으로 인한 롤오프(roll-off) 현상까지 보정하는 정교함을 보여줍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가의 전문 SDR 장비 없이도 광대역 무선 스펙트럼을 분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와이파이 공유기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무선 통신 연구자, 아마추어 무선 애호가, 또는 보안 전문가들이 다양한 무선 신호를 탐지하고 분석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이는 무선 기술의 민주화에 기여하며, 새로운 형태의 오픈소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를 촉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펌웨어는 수신 전용이며 송신 기능은 비활성화되어 있어, 불법적인 송신 행위에는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