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술 업계에서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사상 최대의 이익과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AI를 공식적인 이유로 내세워 수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술 기업에서 약 363건의 해고가 발생해 거의 15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는 작년보다 44% 빠른 속도입니다. 지난달에는 약 4만 명의 해고가 발생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AI는 3개월 연속 모든 산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해고 사유였습니다.
하지만 AI가 실제 해고의 주범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AI가 팬데믹 시기 과잉 고용에 대한 편리한 변명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잭 도시(Jack Dorsey)는 블록(Block)의 대규모 해고가 AI 도구 덕분에 새로운 업무 방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팬데믹 기간 동안 과도하게 직원을 채용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유명 벤처 투자가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 역시 AI를 해고의 '만능 변명(silver bullet excuse)'이라고 비판하며, 대부분의 대기업이 25%에서 75%까지 과잉 고용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는 이유는 수만 명의 직원이 해고되는 바로 이 순간, 소수의 AI 업계 내부자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칩 제조업체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는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68% 급등하여 공동 창업자들이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스페이스X(SpaceX)는 2.1조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수천 명의 백만장자를 탄생시켰고,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 역시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로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고가 주택 시장은 AI 기업들의 유입으로 과열되고 있으며,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1.7억 달러짜리 저택을 구매한 지 두 달 만에 메타(Meta)가 8천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부의 격차는 많은 미국인이 수년 만에 가장 큰 경제적 압박을 느끼는 시기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용주 지원 건강 보험료는 인플레이션의 두 배 이상으로 올랐고, 주택 가격은 2020년 초부터 28% 상승했으며, 모기지 금리는 거의 두 배가 되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6%가 생활비 상승을 가장 큰 경제 문제로 꼽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월스트리트의 무책임한 행동이 대규모 해고와 주택 상실로 이어졌을 때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당시의 분노가 위기 수습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위기 없이 기업들은 수익을 내고 AI로 새로운 부를 창출하면서도 해고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는 당신을 대체하는 기술로 더 부자가 되고 있다'는 메시지로 비쳐질 수 있으며,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